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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Love by loving 물 만난 엄마와 딸

유치원생 딸 효린이를 둔 일산 핫요가 윤채림 원장

​고생해가며 낳은 딸 효린이가 엄마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바꿨다.

일요일 아침, 약속보다 한참 이른 시각에 효린이네 가족이 등장했다. 일산에서 강남까지, 미용실에 들러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고 왔음에도 이리 일찍 도착한 것을 보니 꽤 이른 시간에 온 가족을 꺠우고 아이를 챙겨서 스튜디오까지 왔을 윤채림 원장의 부지런함이 느껴졌다. 피곤한 기색은 커녕 밝고 활기찬 가족의 등장에 스튜디오는 갑자기 생동감이 돌기 시작했다.

효린이네 가족은 굿네이버스 모델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다 효린이 덕이다. 인형같이 생긴 외모에 친화력이 좋은 효린이를 보며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모델을 시켜야할 아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진짜 그렇게 됐다. 효린이는 아동모델 전문 에이전시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는 '현직 모델'이다.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표지 모델로 누구를 할까 고심할 것도 없이 윤채림 원장네로 낙착된 데는 이런 사연이 숨어있다. 그림 같은 엄마와 그림 같은 딸, 그리고 뒤에서 묵묵하게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하는 아빠. 이 세 식구와의 유쾌한 조우가 시작됐다.

​"저는 대학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했습니다. 한국 무용은 팔을 많이 사용하는데, 저는 항상 어꺠와 승모근이 아팠어요. 제 몸 자체가 그리 유연한 편도 아니었고 무용 스트레칭도 저와 맞지 않았어요. 대학 3학년 때 요가를 처음 접했습니다. 당시 요가가 열풍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핫요가가 대세였죠. 그렇게 요가와 인연이 닿았고 3개월 정도 배웠을 떄 제 몸에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몸 라인이 예뻐진 것은 물론 관절과 근육도 유연해졌고, 저의 고질적인 골반틀어짐 현상이 개선됐습니다. 통증이 사라졌다는 게 가장 큰 놀라움이었죠. 그 후 아예 강사 자격증에 도전하게 되었고 2007년부터 강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

단어 하나하나를 천천히 힘주어 말하는 윤채림 원장. 강사로 활동하며 결혼을 했고, 효린이를 낳으면서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요가원 오픈이라는 새 꿈을 펼치게 되었다.

"효린이를 임신하는 동안 배가 밑으로 많이 내려온 탓인지 골반이 왼쪽으로 쏠리게 되었습니다. 임신 35주차에 접어들자 다리가 너무 아파서 절뚝거리고 다닐 정도로 고통스러웠죠. 살도 14킬로그램이나 불었습니다. 아이를 출산하니 달랑 3킬로 빠지더군요(웃음). 출산 후 60일 쯤 되었을 때 요가를 시작했습니다. 한 달 정도 지나니 6~7킬로그램 정도 빠지더군요. 더 놀라운 건 그 후였습니다. 두 달 쯤 지나자 골반 통증이 사라진 겁니다.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체력도 약해졌고 근육도 다 빠져 껍데기만 남은 상태였습니다. 다시 요가를 시작할 수 있을지조차 확신이 서지 않았어요. 그런데, 출산 후 겪은 요가의 회복 능력에 제 자신이 스스로 놀란 겁니다. 불어났던 몸도 제 자리를 찾았고, 무엇보다 골반의 통증이 개선되는 효과에 '이거다!'싶었습니다. 빨리 요가원을 오픈해야겠다는 확신이 섰습니다."

자신의 체험 덕에 윤채림 원장은 회원과의 상담에서 자신 있게 주장할 수 있었다. 요가가 지닌 다이어트와 교정효과를 원생들도 느끼길 바란 것이다. 

“저는 요가원을 운영하면서 더 많이 배웠어요. 상담과 교육을 진행하면서 현장에서 느끼고 깨닫는 것들이 훨씬 많았거든요. 목 디스크나 좌골신경통 등 아파서 누워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물리치료만으로는 답이 없을 때 의사의 추천이나 권유로 찾아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 다이어트에 계속 실패하시는 분들, 그러니까 살이 많이 쪄서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살을 뺀 후 다시 요요 현상이 와서 그 전보다 살이 더 쪄버린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몸 움직임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데, 그래서 재미있고 즐겁게 요가를 배울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는 편입니다.”

그녀는 요가원을 운영하면서 하나 둘 자기만의 룰을 만들어 나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이든 식이조절이든 힘들고 무리하게 교육시키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요가원을 찾아온 사람들 모두 기쁘게 요가를 빠져 들 수는 없다. 누군가는 힘들어하고 누군가는 지루해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요가가 운동이기보다 하루 동안 쌓인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게 했다. 그러면서 차츰 요가의 매력에 눈 뜨게 되면 그 후에는 일사천리로 교육이 진행될 수 있다.

“사람들은 다이어트나 체형 교정 이 둘 중 하나로 요가원을 찾습니다. 그러나 실은 이 두 가지 요인이 함께 움직입니다. 아프면 살이 찝니다. 체형이 비뚤어지면 독소가 몸의 한쪽으로 쏠리면서 체지방이 쌓이고 결국엔 비민과 통증에 이르게 됩니다. 몸이 교정되면 독소가 배출되면서 통증 완화와 다이어트 효과가 같이 나타나지요.”

현장에서 배운 또 다른 놀라운 경험은 요가가 불임과 난임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3년 정도 불임으로 고생하던 교육생이 있었습니다.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요가를 시작했는데, 6개월이 지나고서 임신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학교 교사로 활동하던 또 다른 분은 5년간 불임이었죠. 이 분 역시 ‘어차피 임신은 틀렸다’며 포기한 상태였고, 누군가로부터 저희 요가원 회원권을 양도받아서 요가를 시작한 케이스였습니다. 3개월 남은 양도권을 다 쓰고, 다시 6개월을 끊었는데 재등록 후 6개월 만에 임신이 됐어요. 저는 그 과정을 살펴보면서 실은 그 분들보다 더 놀랐어요”

임신에 성공한 교육생들은 출산과 양육 때문에 더이상 요가원을 찾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채림 원장은 그 누구보다 이 들의 임신 소식에 기뻐한다. “저는 요가의 치유적 효과를 깊게 체험했습니다. 요가원을 운영하면서는 그 확신은 여러 사례들을 통해 더욱 견고해지게 되었습니다.”

엄마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 효린이는 강아지 모델과 커플이라도 된 듯 그 곁을 떠나지 않았다. 강아지가 예뻐 주겠다는 표정으로 말을 건네기도, 쓰다듬기도, 안기도 하며 제 사랑을 전하느라 여념 없다.

“효린이가 복덩이예요. 제가 요가원을 오픈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거나 다름없으니까요. 효린이는 성격이 엄청 밝아요. 굉장히 사교적이죠. 낯이라고는 없는 아이에요(웃음). 요즘에 벨리 댄스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시킬지 말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보니까 스트레칭도 아주 잘하더라구요. 요가도 시켜보면 제법 잘하구요. 아이가 어렸을 때 소근육이 발달해야 머리가 좋아진다고 해요.”

인터뷰가 마무리되고 카메라 앞에 선 모녀. 이른 아침 싱싱한 생화를 공수해 와 만든 화관을 두 모녀에게 씌우자 사람들 사이에서 감탄사가 쏟아졌다. 이토록 러블리한 모녀라니! 효린이의 풍부한 표정과 엄마의 균형 잡힌 요가 동작이 어우러지면서 이 달 표지 사진은 그 어느 때보다 사랑스러웠다.

editor 김민정편집장

photographer ​전재호

hair 헤리페리

Make-up 이예나

Clothes 샤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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