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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이, 더 멀리 퍼져가는 아름다운 균형

오래도록 요가를 사랑한 사람이 들려 주는 마치, 한곡의 음악 같은 선율. 그안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수년 전쯤 그녀를 만났었다. 기억을 되살리자면 그녀는 요가 지도자로서 활동 영역을 다지려던 참이었다. 우리 사이에는 대충 이런 이야기가 오고 갔다. 발레 이후에 단박에 자신을 사로 잡은 요가에 더욱 열정을 쏟아 붓기 위해 정장 같은 삶을 벗고 다양하게 도전하겠 노라는, 그녀의 다부진 이야기가 펼쳐 졌다. 더 나은 그리고 더욱 겸손 된 길로의 선택, 무조건 떠나자 싶었단다. 그녀 스스로에게 낯설지만 가장 기본적인 삶의 질문들을 던지고 있었던 것이다. 주변의 걱정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안정된 틀 안에서 벗어나 굴곡 많았을 샌프란시스코 행을 결심했고 실행에 옮겼고 다시 돌아와 이 전 보다 더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2004년부터 요가 지도자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최윤영의 <퓨어 요가> 그리고 옥주현의 < 에버 요가> 오픈 및 선생님들 지도를 해오면서 요가철학과 요가해부학의 목마름이 있었 어요. 망설이기도 했지만 2007년에 샌프란시스코 행 비행기를 타버렸죠. 그 곳에 있는 ‘Iyengar Yoga Institute’에서 3년 동안 지도자 과정을 주말마다 공부하면서 스태프로 일하기도 했었습니다. 평일에는 샌프란시스코 컬리지에서 헬스 케어를 공부했고요. 지금에그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요가를 더 배웠다기 보다 스스로에 대해서 알아가고 견디고 인내하는 법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배움의 깊이가 깊어 질수록 겸손함, 그리고 내면의 깊이 역시 같은 포물선을 그리며 그녀의 자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 것이다.


아름답기 그지 없는, 우아한 발레는 젊은 날의 그녀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주었지만 그 빛나던 내면에는 통증이라는 쉽게 치유될 수 없었던 쓰라림이 있었다. 점점 강도가 심해지기 시작한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시작했던 요가. 이 요가가 그녀에게 인생 제2막을 선사한 것이다.
“단순한 스트레칭의 일부라고 여겼었어요. 요가를 직접 접하면서 제가 느끼는 것은 그 이상의 것이었기에 서서히 매료되기 시작했습니다. 세밀하고도 과학적인 호흡법으로 허리 통증은 한 달 만에 나아지기 시작했고, 무릎통증은 타다아사나(산자세)를 제대로 익히면서 완쾌되었습니다. 제가 경험한 것을 함께 나누며 수술이나 약 처방 없이 요가를 통해 나아지는 과정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손에 쥔 보석을 내려 놓아도 내 삶은 변함 없이 멋질 수 있음을 깨닫자 무엇에든 도전할 수 있었어요.
이 깨달음은 요가에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찾아 온 운명 같은 것이었죠”

요가와 더불어 시작된 인생 2막에 어찌 장애물이 없었을까. 늘 밝고 환하게 웃는 그녀지만 장애물 앞에 때론 힘들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자신에게 거는 주문은 짧고 강렬한 메시지로 모두에게 무릎 탁치는 순간을 던져준다.
“삶을 바라보는 모토가 ‘Live like it’s heaven on Earth’ 예요. 즉 지구가 마치 낙원인 듯 살아라, 라는 단순한 듯 하지만 마음에 큰 울림을 전해 주는 마크 트웨인의 유명한 구절이죠. 주변에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긍정적으로 보려 노력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제 마음속에서 피어나려 할 때 이 글귀를 되뇌이곤 합니다”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무게만 주어진다고 했던가, 감당 할 수 없는 일은 없고 순간의 고통은 분명 지나간다. 요가와 함께 희로애락의 순간 뒤에 찾아오는 카타르시스를 여유롭게 즐기는 것이다.


요가와의 즐거운 동행에 그녀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요즘 한층 더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요가 안에서 다양한 재미를 찾고 얻으며 그 매력에 매일 매일이 설렌다.
“요가 해부학, 요가 신화, 요가 철학, 요가 자세 정렬법 등을 공부하고 요가 시연 공연팀을 꾸려서 요가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어요. 또한 요가용품과 요가 액세서리 제작도 시도해 보고 있죠. 이런 다양한 분야들이 요가에 더욱 빠져 들게 하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본인 이름의 책 집필까지 하지만 요가 지도자 본연으로서의 사명감 또한 잊지 않고 있다.
“요가 지도자들의 교육과 그 안에서의 인재발굴 및 요가의 산업화에 대한 부분이 가장 관심 가는 부분입니다 .흔히들 국내에선 요가로 컨텐츠가 없다라고 얘기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요가 컨텐츠를 발전하기 이전에 요가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 다고 생각해서 전국적으로 요가특강 워크샵을 다닙니다. 제자들이 저에게 지도자과정을 거치고 요가 강사가 되고 싶다고 얘기할 때 마음 한 켠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요가 강사는 프리랜서의 개념이기에 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죠. 요가가 스트레칭의 일부라는 잘못 하향된 이미지에서 비수술 치유적 개념으로 가는 고급화 이미지에 일조하며 요가계를 끌어올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지금 현재 하는 ‘요가 앤 필라테스’ 매거진도 이런 부분을 잘 만들어 알리고자 하는 일의 한 부분입니다.”
신기하게도,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고 있지만 힘은 들지 않단다. 체력은 방전되는데 마음은 가벼운 이상현상이다. 요가가 설레는 도전이 었다면 요가를 중심으로 기획한 여러 가지 일에 짜릿한 책임감이 그녀에게 주어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시간을 간단히 ‘재미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요가 지도자로서 참된 요가의 정도를 걷기 위한 인간 조연정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맑음’이다.

editor 권지애

photographer ​전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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