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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하의 정확한 필라테스

필라테스 더 발란스(Pilates the balance)의 청담점과 위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세종대 겸임 교수로도 활동 중인 오정하 대표. 그녀는 ‘정확하게 알고 바르게 전달하자’라는 모토와 수강생에 대한 진정성으로 가득찬 마음을 가지고 누구보다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우아한 손끝과 아름다운 몸 선은 발레를 전공했다는 오정하 대표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그녀와 필라테스와의 인연은 ‘어두움’에서 시작됐다. 발레를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몸 상태로 더 이상 발레를 지속하기 힘들었을 때 필라테스를 만났던 것. 그녀에게 필라테스는 어둠 속에서 만난 한 줄기 빛이었다.

오정하 대표는 현재 미국 발란스드 바디 필라테스 패컬티 멤버(Balabced Body Pliates Faculty member)로서 사단법인 대한필라테스연맹의 국제지도자 자격증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녀의 열정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전문적인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필라테스 더 발란스(Pilates the balance) 청담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성원에 힘입어 위례점을 오픈했다.

“어릴 때부터 발레를 시작했는데 중학생 때 처음 척추질환이 시작됐어요. 대학생이 되면서부터 날이 갈수록 통증이 심해져 실기나 공연 연습을 중단하기가 일쑤였죠. 그러던 중 교수님께서 필라테스를 권유해주셨고 14년 전, 처음으로 필라테스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12년째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또래에 비해 필라테스를 빠르게 시작한 편이라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30~40년 경력의 필라테스 지도자님분들 만나면서 아직도 교육자로서는 부족하다고 생각돼 교육생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배움이 부족하다는 열정과 겸손함은 어두웠던 부상의 그림자를 씻어내며 만개한 꽃송이처럼 피어나고 있다.

그녀의 시간, 바쁜 순간에도 기억 한 켠에 남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필라테스를 함께 하며 그녀의 삶을 물들이는 사람들과 추억을 공유한다.

“제일 기억에 남은 수강생은 신경 손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돼 한 쪽 다리를 못 쓰는 분이었어요. 다양한 질환을 가진 수강생을 만나봤지만 그런 경우는 처음이라서 의사선생님의 조언을 많이 구했죠. 그분은 자세 변형도 심하고 장기가 눌려있어 그에 따른 후유증도 심했습니다. 수술을 받아야 하는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수술만은 피하고 싶어 필라테스를 택한 경우였죠.”수강생과 함께 병이라는 짐을 나눠지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매시간 긴장 속에서 교육을 진행했다. 운 좋게 필라테스 재활치료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라캄(Elizabeth Larkam) 선생님의 자문을 구하며 3년 동안 사명감을 가지고 가르칠 수 있었다. 단단한 내면까지 갖춘 그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 덕분에 저는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고 다양한 사람과의 협업을 이뤘습니다. 참 기분 좋게도 그 수강생과 저는 비슷한 시기에 임신과 출산을 경험했고 함께 운동을 진행했어요. 그분은 지금까지 잘하고 있습니다. 많은 수강생들은 몸이 아파서 필라테스를 찾아와요. 필라테스를 통해 통증이 완화되고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게 됩니다. 어느 날 한 수강생이 저를 찾아와 화분을 주며 ‘선생님 덕분에 새 삶을 찾았어요’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가 가장 보람된 순간이었어요.”

오정하 대표는 조심스럽지만 확신 있는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필라테스 지도자일 때 그녀는 좀 더 단단함을 드러낸다.

“필라테스 지도자들은 사람 몸에 대해 잘 알아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과 수강생을 대하는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필라테스시장은 완전히 포화상태예요. 너무 많은 스튜디오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습니다. 물론 필라테스가 좋은 운동인 것은 확신하고 스튜디오가 많아지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분별한 교육기관이 생겨 필라테스 지도자를 찍어내는 것처럼 됐어요. 다이어트나 몸매 관리로 필라테스를 찾는 사람도 있지만 질병이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죠.”

필라테스 지도자는 책임감을 느껴야하며 꾸준한 공부를 병행해야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녀는 한 가지 명심할 점을 들려준다.

“수강생들에게 자신 있게 질병을 고쳐준다고 확언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해요. 의사처럼 진단해서도 안 되고 ‘내가 고쳐줄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수강생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치료방향을 찾아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인 개선을 시켜줄 때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수강생들에게 ‘진정성’을 가져야 하죠.”

오 대표는 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면서 타인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필라테스 지도자라는 직업을 온전히 즐기고 있다.

“필라테스 지도자라는 직업은 평생,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좋은 직업이고 본인이 즐길 수 있죠.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입니다. 사람들의 몸은 생활습관에 따라 변하고 거기에 따라 통증도 유발됩니다. 이런 것에 대한 공부를 하고 끊임없이 정진해야지, 현실에 안주하고 겉보기에만 화려해 보인다고 생각해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열린 마음도 함께 가져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확하게 알고 바르게 전달하자’라는 모토를 갖고 있는 오정하 대표. 긍정적인 힘과 단단하지만 따뜻한 마음이 그녀에게서 뿜어져 나온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필라테스의 매력에서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다는 그녀의 앞으로의 찬란한 행보가 궁금해진다.

editor 김민정

photographer ​전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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